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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유초연계교육 중 의사소통영역과 관련하여 그림책 프로젝트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2022년 이음교육 시범사업에 참여한 유치원 교원들이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활동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교육과정 연계수업'으로, 43.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경기도에서 실시한 그림책 프로젝트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았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같은 그림책을 매개로 각자의 교육과정에 맞는 활동을 펼치고, 정기적으로 만나 함께 탐구하는 이 프로그램은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의사소통 영역, 특히 "책과 이야기 즐기기"가 초등 국어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완벽한 모델이었습니다. 오늘은 왜 그림책이 유초연계의 최고 도구인지,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그림책인가, 43.4%의 선택
문무경, 강규돈(2022)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유치원 교원들은 "교육과정 연계수업"을 가장 성공적인 활동으로 꼽았고, 그 구체적 형태로 그림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었습니다. 초등교원은 "공동행사 개최"(53.8%) 다음으로 교육과정 연계를 중요하게 평가했습니다.
그림책이 유초연계의 최고 도구가 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연령 보편성입니다. 그림책은 만 5세 유아부터 초등 1-2학년, 나아가 초등 고학년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습니다. 같은 그림책이라도 발달 단계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다른 질문을 던지며, 다른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연성이 연계교육의 완벽한 매개가 됩니다.
둘째, 교육과정 연결성입니다. 그림책은 2019 개정 누리과정 의사소통 영역의 "책과 이야기 즐기기"와 직접 연결되고, 초등 국어과 문학 영역, 통합교과의 그림책 활용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유치원에서 그림책 읽어주기를 즐기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혼자 읽기, 함께 읽기, 감상 나누기로 발전하는 연속성이 보장됩니다.
셋째, 통합적 접근 가능성입니다. 그림책은 의사소통 영역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사회관계 영역이고, 그림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은 예술경험 영역이며, 이야기 속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자연탐구 영역이고, 등장인물처럼 움직여보는 것은 신체운동·건강 영역입니다. 하나의 그림책으로 5개 영역을 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그림책 프로젝트, 12개월의 여정
경기도에서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그림책 프로젝트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접근이 돋보였습니다. 프로그램의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는 교육과정 분석 및 재구성이었습니다. 유치원 교사와 초등 교사가 함께 만나 2019 개정 누리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국어, 통합교과)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우리가 공통으로 다룰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인가", "어떤 그림책이 적합한가"를 논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상대방 교육과정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2단계는 그림책 선정 및 활동 계획이었습니다. 연간 4-6권의 핵심 그림책을 선정하고, 각 그림책별로 유치원 활동과 초등 활동을 별도로 계획했습니다. 중요한 원칙은 "같은 주제, 다른 깊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를 주제로 한 그림책의 경우, 유치원에서는 역할놀이와 감정 표현 중심으로, 초등학교에서는 인물 분석과 대화 만들기 중심으로 접근했습니다.
3단계는 공동 활동 실행이었습니다. 학기당 2-3회, 유치원과 초등학교 아이들이 실제로 만나 함께 그림책 활동을 했습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방문하거나, 초등학생이 유치원으로 내려오거나, 중간 장소(도서관, 공원)에서 만나기도 했습니다. 초등학생이 유아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그림 그리고, 이야기 만들기를 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4단계는 환경 조성이었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모두 그림책 코너를 확충하고, 공동으로 선정한 그림책을 비치했습니다. 일부 학교는 그림책 목록을 공유하고 상호 대여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5단계는 학부모 참여였습니다. "그림책으로 소통하는 우리 아이" 주제의 학부모 연수를 실시하고, 가정에서 그림책 읽어주기를 권장했습니다. 일부 기관은 학부모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유치원과 초등 학부모가 함께 그림책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의사소통 영역, 이렇게 완성된다
그림책 프로젝트를 통해 의사소통 영역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듣기와 말하기"는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에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은 선생님이 읽어주는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합니다. "저는 이 친구가 좋아요",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이렇게 할 거예요"처럼 자발적 발화가 쏟아집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좀 더 구조화된 토의·토론으로 발전합니다. "이 인물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라는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하고, 친구 의견을 경청하며, 다른 관점을 존중하는 법을 배웁니다.
"읽기와 쓰기에 관심 가지기"도 그림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은 그림책 표지의 제목을 가리키며 "여기 뭐라고 쓰여 있어요?"라고 묻습니다. 반복되는 문장을 따라 읽으며 글자에 관심을 갖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이것이 체계적인 한글 교육으로 이어지고, 책 읽기의 즐거움으로 발전합니다. 중요한 것은 유치원에서 "책은 재미있어", "글자를 알면 더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라는 동기가 형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책과 이야기 즐기기"는 그림책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유치원에서 그림책을 사랑하게 된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도 자발적으로 책을 찾습니다. 학급문고를 뒤지고, 도서관에 가고, 친구에게 책을 추천합니다. 이러한 독서 습관과 태도는 평생 학습의 기초가 됩니다.
5개 영역으로 확장되는 그림책의 힘
그림책 프로젝트의 진가는 의사소통을 넘어 모든 영역으로 확장된다는 점입니다. 경기도 사례에서 실제로 다음과 같은 통합적 활동이 일어났습니다.
사회관계 영역: "친구"를 주제로 한 그림책(예: 『친구』, 『우리는 친구』)을 읽고, "좋은 친구란 무엇인가" 토의하기, 갈등 상황 역할놀이하기, 협력 프로젝트 수행하기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의 감정을 공감하고, 갈등 해결 과정을 관찰하며, 우정의 가치를 배웁니다.
예술경험 영역: 그림책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고, 자기만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며, 그림책을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합니다. 일부 학교는 "우리가 만든 그림책"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아이들이 직접 작가가 되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자연탐구 영역: 과학 그림책(예: 『씨앗은 무엇이 되고 싶을까?』)을 읽고, 실제로 씨앗 심기 실험하기, 관찰일지 쓰기, 성장 과정 비교하기 등 탐구활동으로 확장됩니다. 수학 그림책(예: 『열 개씩 묶어요』)은 수 개념 이해를 돕습니다.
신체운동·건강 영역: 그림책 속 동작을 따라하거나, 등장인물처럼 움직이는 신체표현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건강 관련 그림책(예: 『이 닦기 싫어!』)은 기본생활습관 형성에 활용됩니다.
다른 기관도 할 수 있다, 실천 가이드
그림책 프로젝트는 특별한 예산이나 시설 없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를 따라해보세요.
1단계: 파트너 기관 찾기. 인근 초등학교(또는 유치원)에 제안하세요. 병설유치원의 경우 같은 건물이므로 더 쉽습니다. 기관장의 동의와 지원을 먼저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2단계: 정기 협의회 구성. 월 1회 이상 유치원 교사와 초등 교사가 만나 계획을 논의합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교육과정을 소개하고, 공통 관심사를 찾아보세요.
3단계: 그림책 선정. 연간 4-6권, 학기당 2-3권이 적당합니다. 선정 기준은 ①양 기관 모두 활용 가능, ②다양한 영역 통합 가능, ③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입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학교도서관저널 등의 추천 목록을 참고하세요.
4단계: 활동 계획. 같은 그림책을 유치원 수준, 초등 수준으로 각각 계획합니다. 핵심은 "같은 주제, 다른 깊이"입니다. 계열성을 고려하되 발달 단계를 존중합니다.
5단계: 공동 활동 실행. 학기당 2-3회는 실제로 만나 함께 활동하세요. 초등학생이 유아에게 그림책 읽어주기는 양쪽 모두에게 유익합니다. 유아는 형, 누나를 보며 초등학교를 기대하고, 초등학생은 책임감과 자신감을 얻습니다.
6단계: 학부모 소통. 가정통신문, 학부모 연수 등으로 취지를 설명하고 가정에서도 그림책 읽어주기를 권장합니다. 추천 그림책 목록을 제공하면 좋습니다.
7단계: 평가 및 개선. 활동 후 교사 협의회에서 무엇이 좋았고, 무엇을 개선할지 논의합니다. 아이들의 반응, 학부모 피드백을 반영하여 다음 활동을 계획합니다.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평생 독자의 여정
43.4%의 유치원 교원이 선택한 그림책 프로젝트는 단순히 유초연계를 넘어, 아이들을 평생 독자로 키우는 시작점입니다. 유치원에서 그림책과 사랑에 빠진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동화를, 중학교에서 소설을, 평생 다양한 책을 읽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의사소통 영역 "책과 이야기 즐기기"가 초등 국어과 문학 영역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모든 교과 학습의 기초가 되는 문해력으로 발전하는 여정, 그 출발선에 그림책이 있습니다. 한 권의 그림책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연결하고, 교사와 학부모를 연결하며, 우리 아이들을 책 읽는 기쁨으로 이끕니다.
참고문헌
문무경, 강규돈(2022). 유·초 연계교육 운영 모델 개발 연구: 이음교육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 2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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