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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연계교육은 효과가 있을까요? 이 물음에 답을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있는 연구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음교육(유초연계+유보연계) 전국 51개 유치원, 초등학교, 어린이집에서 1년간 실시된 이음교육 시범사업,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육아정책연구소의 문무경, 강규돈 연구진(2022)이 교원 약 100명과 학부모 약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초등교원의 77%가 유아들이 초등학교에 잘 적응할 것으로 기대했고,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은 단 0%였습니다.
학부모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94점으로 매우 높았으며, 가장 큰 성과로 "유초 교육과정에 대한 상호 이해도 제고"가 꼽혔습니다. 특히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사회관계 영역에서 기른 능력이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꽃피우는지, 실제 현장의 목소리로 확인된 연구입니다.

51개 기관, 1년의 도전
이음교육 시범사업은 2022년 전국 14개 시도교육청에서 실시된 유초연계교육의 실험이었습니다. 유치원 24개, 초등학교 16개, 어린이집 11개, 총 51개 기관이 참여했고,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간 다양한 연계 활동을 펼쳤습니다.
문무경, 강규돈(2022) 연구진은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교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설문조사와 심층면담을 실시했습니다.
사업 시작 전에는 기대와 요구를 조사했고, 사업 진행 중에는 어려움과 개선점을 파악했으며, 사업 종료 후에는 만족도와 효과를 측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평가가 아니라, 지속적 모니터링과 형성평가를 통한 과학적 연구였습니다.
참여 기관들은 각자의 맥락에 맞춰 창의적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경기도의 그림책 프로젝트, 부산의 징검다리 프로그램, 인천의 숲활동 중심 유·보·초 연계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모델이 개발되었습니다. 공통적으로는 교육과정 연계수업, 공동행사, 교사 협의회, 학부모 교육이라는 네 가지 핵심 활동을 실시했습니다.
초등교원 77%, 무엇을 확인했나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초등교원의 기대였습니다.
"이음교육에 참여한 유아들이 초등학교에 잘 적응할 것으로 기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초등교원의 77.0%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초등교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했을까요?
첫째, 사회관계 영역의 발달이었습니다. "유치원에서 또래와 협력하는 경험을 한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도 친구를 잘 사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갈등 해결 능력, 규칙 준수, 공동체 의식 등 사회관계 영역의 핵심 역량이 학교 적응의 기초라는 것을 교사들이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둘째, 의사소통 능력이었습니다. "유치원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한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도 발표를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듣기와 말하기, 자신감 있는 의사표현은 모든 교과 학습의 기초입니다.
셋째, 신체운동·건강 영역의 기본생활습관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등교하기", "스스로 준비물 챙기기", "급식 예절 지키기" 등은 초등 교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적응 요소입니다. 이음교육을 통해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일관된 기대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특수교육 대상 아동, 다문화가정 아동에게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었다는 것입니다. 38.5%의 교원이 "매우 잘 적응할 것"으로 응답했고, "보통이다"가 나머지를 차지했습니다. 유초연계가 일반 아동뿐 아니라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아동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증거입니다.
가장 큰 성과, 교육과정 상호 이해
"이음교육의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이었습니까?"라는 질문에 초등교원의 76.9%, 유치원 교원의 58.5%가 "유초 교육과정에 대한 상호 이해도 제고"를 1순위로 선택했습니다. 이는 매우 의미심장한 결과입니다.
과거 유치원 교사와 초등 교사는 서로의 교육과정을 잘 몰랐습니다. 유치원 교사는 "초등학교에서는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했고, 초등 교사는 "유치원에서 뭘 배우고 오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단절이 아동의 전이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음교육 시범사업을 통해 이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유치원 교사들은 정기 협의회와 초등학교 참관을 통해 2015 개정 교육과정, 특히 통합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 초등학교에서도 놀이와 활동 중심 수업을 하는구나", "우리가 기른 사회관계 능력이 초등학교에서도 계속 발달하는구나"를 체감했습니다.
초등 교사들은 유치원 방문과 누리과정 연수를 통해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유아·놀이 중심' 철학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에서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놀이를 통해 배우는구나", "사회관계 영역에서 이미 협력과 갈등 해결을 배웠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해는 입학 초기 적응활동과 1학년 수업 설계에 직접 반영되었습니다.
상호 이해가 중요한 이유는 연속성 때문입니다. 아동의 발달과 학습은 유치원 졸업식에서 끝나고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교사들이 이 연속성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아동의 전이가 부드러워집니다.
학부모 만족도 3.94점의 의미
학부모 조사 결과도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이음교육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유치원 학부모는 평균 3.84점, 초등 학부모는 3.76점, 어린이집 학부모는 4.21점(5점 만점)으로 응답했습니다. 전체 평균은 3.94점으로, "만족한다"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입니다.
학부모들이 만족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첫째, 자녀의 입학 불안 감소였습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 어떻게 될까" 걱정하던 학부모들이 이음교육을 통해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를 미리 방문하고, 초등학생 형, 누나들과 만나며, 교실을 구경하는 경험이 아이들의 두려움을 줄였습니다.
둘째, 유초연계의 필요성 인식이었습니다. 학부모들은 막연히 "초등학교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이음교육 과정에서 제공된 학부모 연수와 안내 자료를 통해 "아, 한글을 다 떼는 것보다 사회관계 능력이 더 중요하구나",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학교 적응의 기초구나"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가정에서의 준비 방향 파악이었습니다. 학부모들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얻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스스로 옷 입기", "정리정돈하기", "친구와 협력하기" 등 가정에서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명확해졌습니다.
어린이집 학부모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4.21점)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어린이집은 상대적으로 유초연계 기회가 적었는데, 이음교육을 통해 처음으로 체계적인 연계를 경험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이는 유보통합 시대에 0세부터 초등까지 통합적 연계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교육공동체 연대, 예상치 못한 보너스
이음교육의 또 다른 성과는 교육공동체 간 연대 강화였습니다. 유치원 교사, 초등 교사, 학부모가 "아이들의 성공적인 학교 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협력하면서 신뢰와 소통이 증진되었습니다.
교사 간 협력은 정기 협의회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회를 거듭하며 허심탄회하게 어려움을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이런 부분을 어려워해요", "그럼 이렇게 도와주면 어떨까요?"처럼 실질적인 정보 교환이 일어났습니다. 일부 기관은 카카오톡 단체방, 구글 드라이브 공유 등 온라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여 상시 소통했습니다.
기관 간 협력도 강화되었습니다. 병설유치원의 경우 같은 건물을 쓰지만 교류가 거의 없었는데, 이음교육을 계기로 공간 공유, 자료 공동 구매, 행사 협력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인근 유치원-초등학교의 경우 MOU를 체결하고 장기 파트너십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학부모 간 네트워크도 형성되었습니다. 이음교육 학부모 연수와 행사에 참여하면서 유치원 학부모와 초등 학부모가 만나 정보를 교환했습니다. 선배 학부모가 후배 학부모에게 "초등학교는 이래요", "이렇게 준비하면 좋아요"라고 조언하는 자연스러운 멘토링이 일어났습니다.
여전히 남은 과제들
긍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과제가 발견되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교사 간 소통 시간 부족(58.5%)이었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근무 시간, 학사 일정이 달라 정기적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대체교사 지원, 협의 시간 제도화 등 구조적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학부모 교육 미진(34.6%)이었습니다. 교사들은 열심히 준비했지만 학부모 참여율이 낮았고, 맞벌이 가정의 경우 평일 연수 참석이 어려웠습니다. 온라인 콘텐츠 개발, 주말 프로그램 운영, 짧은 동영상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일부 초등학교의 비협조적 태도(일부)였습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적극적이었지만, 일부는 "바쁘다",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소극적이었습니다. 기관장의 리더십, 정책적 인센티브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네 번째는 평가 시스템 부재였습니다. 프로그램은 열심히 운영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체계적으로 평가하지 못했습니다. 장기 종단연구, 아동 발달 추적 조사 등이 보완되어야 합니다.
2023-2025, 이음교육의 전국 확산
2022년 시범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음교육은 2023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2023-2027)에 유초연계 강화가 핵심 과제로 명시되었고, 2025년 현재 더 많은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유보통합과의 연계입니다. 어린이집 학부모의 높은 만족도(4.21점)는 보육 현장에서도 유초연계의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보통합이 완성되면 0세부터 초등까지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교육·보육 체계가 구축될 것입니다.
교사 연수도 체계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자발적 참여였지만, 이제는 유치원 교사와 초등 1학년 담임 교사를 위한 유초연계 의무 연수가 일부 시도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상호 교육과정 이해, 학습자중심 수업, 놀이 기반 학습 등이 연수 내용에 포함됩니다.
우리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초등교원 77%가 확인하고, 학부모 만족도 3.94점이 증명한 이음교육의 효과는 이제 검증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실천입니다.
유치원 교사는 사회관계 영역을 더욱 강화하세요. 또래 관계, 갈등 해결, 협력, 규칙 이해가 초등 적응의 핵심입니다. 초등 교사는 누리과정을 공부하고, 입학 초기에 놀이와 활동 중심 접근을 유지하세요. 학부모는 학습보다 사회정서적 준비에 집중하고, 유초연계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세요.
51개 기관의 1년 실험이 보여준 것은 명확합니다. 유초연계는 가능하고, 효과적이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하는 접근입니다. 이제 이것을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로 확산할 차례입니다.
참고문헌
문무경, 강규돈(2022). 유·초 연계교육 운영 모델 개발 연구: 이음교육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 2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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