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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연계교육 9] 만 2세부터 초3까지 숲에서 배우는 유·보·초 통합 연계

📑 목차

    유초연계를 넘어 유·보·초 연계까지, 가능할까요?

     

    인천 아림유치원, 경원초등학교, 가정초등학교, 푸른어린이집이 2022년 이음교육 시범사업에서 선보인 숲활동 중심 프로그램은 만 2세 영아부터 초등 3학년까지를 아우르는 가장 진보적인 연계 모델이었습니다.

    문무경, 강규돈(2022) 연구보고서가 소개한 이 프로그램은 숲이라는 자연환경을 매개로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자연탐구 영역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어린이집 영아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연속적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이번엔 왜 숲이 최고의 연계 공간인지, 0-2세부터 9세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유초연계교육과 유보초 통합 연계

    왜 숲인가, 연령을 초월하는 배움터

    인천 지역 4개 기관(유치원, 초등학교 2곳, 어린이집)이 숲을 연계 매개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숲은 연령 보편성을 가진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만 2세 영아도, 만 5세 유아도, 초등 3학년도 모두 숲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탐구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영아(만 0-2세)는 숲에서 감각을 깨웁니다. 흙을 만지고, 나뭇잎을 밟고, 바람을 느끼며 오감을 자극받습니다. 이는 0-1세 보육과정과 2세 보육과정의 핵심인 "감각 및 신체 인식", "자연 탐색"과 연결됩니다.

     

    유아(만 3-5세)는 숲에서 탐구합니다. "왜 나뭇잎이 초록색일까?", "개미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나무는 어떻게 서 있을까?"라고 질문하며 과학자처럼 관찰하고 추론합니다. 이는 2019 개정 누리과정 자연탐구 영역의 "탐구과정 즐기기", "생활 속에서 탐구하기",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모두 포함합니다.

     

    초등 저학년(1-2학년)은 숲에서 통합 학습을 합니다. 통합교과(봄, 여름, 가을, 겨울)는 계절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며 배우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숲만큼 사계절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없습니다. 봄에는 새싹을, 여름에는 푸른 잎을, 가을에는 단풍을,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를 관찰하며 자연의 순환을 이해합니다.

     

    초등 고학년(3학년 이상)은 숲에서 과학 탐구를 심화합니다. 3학년 과학 "동물의 한살이", "식물의 한살이", 4학년 "식물의 생활", "화산과 지진" 등 교과 내용을 숲에서 실제로 관찰하고 실험합니다. 교과서 속 그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를 만나며 진정한 과학적 사고력을 기릅니다.

    0-2-9세 연속성, 이렇게 설계하다

    인천 숲활동 프로그램의 가장 혁신적인 점은 0세부터 9세까지 연속성을 구현했다는 것입니다. 각 연령별로 숲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연결되는지 체계적으로 설계했습니다.

     

    만 0-2세(어린이집): 감각 탐색 중심입니다. 숲 바닥에 깔린 부드러운 매트 위에서 영아들이 자유롭게 기어다니고, 낙엽을 만지고, 돌멩이를 쥐어봅니다. "부드럽다", "거칠다", "차갑다", "따뜻하다"를 몸으로 느낍니다. 교사는 "이 나뭇잎이 느껴지니?", "바람이 불어" 같은 단순한 언어로 경험을 의미화해줍니다. 신체운동·건강 영역의 "감각과 신체 인식하기"와 자연탐구 영역의 기초가 동시에 다져집니다.

     

    만 3-5세(유치원): 놀이와 탐구 중심입니다. 아이들은 숲에서 자유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과학적 개념을 발견합니다. 개미를 따라가며 관찰하고, 나뭇가지로 집을 짓고, 나뭇잎으로 요리놀이를 합니다. 교사는 질문으로 사고를 확장합니다. "개미가 어디로 가고 있을까?", "무엇을 옮기고 있을까?", "왜 줄을 서서 갈까?" 자연탐구 영역의 "탐구과정 즐기기"(호기심, 예측, 탐색, 비교)가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초등 1-2학년: 체험과 기록 중심입니다. 통합교과 수업의 일환으로 숲을 방문하여 계절별 변화를 관찰하고 관찰일지를 작성합니다. 유치원 때처럼 자유놀이도 하지만, 이제는 좀 더 구조화된 관찰과 기록이 추가됩니다. "봄에 본 것", "여름에 본 것"을 그림으로 그리고,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합니다. 자연탐구에서 과학으로, 놀이에서 학습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이 일어납니다.

     

    초등 3학년 이상: 과학적 탐구 중심입니다. 교과서 내용을 숲에서 확인하고 심화합니다. "식물의 한살이" 단원에서는 숲의 특정 나무를 1년간 관찰하며 변화를 기록합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학적 방법을 실천합니다. 유치원 때의 "왜?"라는 호기심이 이제는 체계적 탐구로 발전합니다.

    5개 영역, 숲에서 모두 만나다

    숲활동은 자연탐구 영역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 5개 영역이 통합적으로 경험되는 완벽한 공간입니다.

     

    신체운동·건강 영역: 숲에서 걷고, 뛰고, 오르고, 균형잡으며 대근육이 발달합니다. 나뭇가지를 주워 쌓고, 돌멩이를 모으며 소근육이 발달합니다. 자연 속에서 신체를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신체활동 즐기기"의 핵심입니다. 또한 "안전하게 생활하기"도 배웁니다. 벌레를 함부로 만지지 않기, 독버섯 조심하기, 길을 잃지 않도록 선생님 따라가기 등 자연 속 안전 규칙을 체득합니다.

     

    의사소통 영역: 숲에서 발견한 것을 이야기하며 "듣기와 말하기"가 풍부해집니다. "나는 도토리를 찾았어!", "나는 빨간 단풍잎을 봤어!" 자발적 발화가 쏟아집니다. 나뭇잎, 나뭇가지로 글자를 만들어보며 "읽기와 쓰기에 관심 가지기"도 일어납니다. 숲에서의 경험을 그림일기로 쓰며 문해력이 자랍니다.

     

    사회관계 영역: 숲에서는 협력이 필수입니다. 함께 집 짓기, 무거운 돌 옮기기, 길 찾기 등 "더불어 생활하기"를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만 2세 영아부터 초등 3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이 섞여 활동할 때는 나이 많은 아이들이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책임감을 배웁니다. "사회에 관심 갖기"도 확장됩니다. 숲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공간이고,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자원임을 이해합니다.

     

    예술경험 영역: 숲은 자연이 만든 예술관입니다. 사계절 변화하는 색깔, 나뭇잎의 다양한 형태, 새소리, 바람소리 등 "아름다움 찾아보기"가 끝없이 일어납니다. 자연물로 만들기, 자연물 콜라주, 랜드아트 등 "창의적으로 표현하기"도 풍부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심미적 감수성이 길러집니다.

    교사 협력, 4개 기관의 네트워크

    4개 기관(유치원, 초등 2곳, 어린이집)이 협력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교육과정, 일과 운영, 학사 일정이 모두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숲"이라는 공동 관심사가 연결고리가 되었습니다.

     

    월 1회 정기 협의회에서는 다음 달 숲활동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유치원은 ○일, 초등학교는 △일, 어린이집은 □일에 숲을 방문하니, ○일에는 함께 만나서 활동하면 좋겠어요"처럼 구체적으로 계획했습니다. 학기당 2-3회는 4개 기관 모두가 같은 날 숲에 모여 대규모 연합 활동을 했습니다.

     

    각 기관 교사들은 숲에서 관찰한 내용을 온라인 플랫폼(네이버 밴드)에 공유했습니다. "오늘 우리 반 아이들이 개미집을 발견했어요",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어요" 같은 사진과 글을 올리며 서로의 활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상호 교육과정 이해를 높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나누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숲 전문가 연수도 함께 받았습니다.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숲교육의 이론과 실제", "연령별 숲활동 설계", "숲에서의 안전교육" 등을 배웠습니다. 같은 연수를 받으며 공통의 교육철학과 방법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학부모 만족도 4.21점의 비밀

    2022년 이음교육 시범사업 결과, 어린이집 학부모의 만족도가 4.21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는데, 인천 숲활동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학부모들이 만족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첫째, 가시적 변화였습니다. 숲활동 전후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보였습니다. 만 2세 영아들은 감각이 풍부해지고 탐색 욕구가 커졌습니다. 유아들은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초등학생들은 과학 성적이 좋아지고 관찰력이 향상되었습니다.

    둘째, 연속성에 대한 안심이었습니다.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가도 같은 철학으로 교육받을 수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만 2세부터 시작한 숲활동이 초등 3학년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교육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보장합니다.

    셋째, 건강한 발달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태블릿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고 자연 경험이 부족합니다. 숲활동을 통해 신체가 건강해지고, 정서가 안정되며,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을 학부모들이 체감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집에서도 나뭇잎, 곤충 이야기를 해요", "주말에 가족이 함께 숲에 가요"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숲 연계 시작하기

    인천처럼 4개 기관이 협력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작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유치원-초등학교 2개 기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음 단계를 따라해보세요.

     

    1단계: 인근 숲 찾기. 거창한 산림이 아니어도 됩니다. 학교 뒷산, 동네 공원, 근린공원의 작은 숲도 훌륭한 교육 공간입니다. 안전하고 접근성이 좋은 곳을 선정하세요.

     

    2단계: 안전 점검. 숲을 사전 답사하여 위험 요소(벌집, 독충, 가파른 경사, 깊은 웅덩이 등)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세요. 비상연락망, 응급처치 도구, 안전 수칙을 준비합니다.

     

    3단계: 연령별 활동 계획. 같은 숲이라도 연령에 따라 다른 활동을 설계합니다. 영아는 감각 탐색, 유아는 자유놀이와 탐구, 초등 저학년은 관찰과 기록, 초등 고학년은 과학적 탐구로 차별화합니다.

     

    4단계: 정기 방문 일정.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월 1-2회, 같은 장소를 사계절 동안 방문하며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5단계: 기록 및 공유. 사진, 영상, 관찰일지 등으로 기록하고 기관 간 공유합니다. 유치원 교사가 "우리 반이 오늘 이런 걸 발견했어요"라고 공유하면, 초등 교사가 "우리도 가서 관찰해볼게요"라고 연결할 수 있습니다.

    만 2세부터 초3까지, 가장 진보적인 모델

    인천 숲활동 프로그램은 유초연계를 넘어 유·보·초 통합 연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0-2세 보육과정, 3-5세 누리과정, 초등 교육과정이 "자연탐구"라는 공통분모로 완벽하게 연결되었습니다.

     

    2025년 현재 추진되고 있는 유보통합이 완성되면, 이러한 0세부터 초등까지의 연속적 교육·보육 체계가 전국적으로 가능해질 것입니다. 숲은 그 완벽한 매개가 될 수 있습니다. 연령을 초월하고, 5개 영역을 통합하며, 평생 학습의 기초인 탐구심을 기르는 최고의 배움터입니다.


    참고문헌
    문무경, 강규돈(2022). 유·초 연계교육 운영 모델 개발 연구: 이음교육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 20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