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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연계교육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2023년 4월 교육부가 발표한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에서 유초연계교육의 미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은 우리 아이들이 어디서 태어나든, 어떤 유치원에 다니든 공평한 교육 출발선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5년간 추진될 이 계획은 누리과정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특히 유초연계교육을 핵심 과제로 설정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하나의 연속된 교육과정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수행한 정책연구를 바탕으로, 이 계획이 우리 아이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제3차 기본계획이 필요성 및 배경
2022년 이음교육 시범사업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유치원 교원의 94.3%가 유초연계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부족했습니다(문무경, 강규돈, 2022). 교사 간 소통 시간 확보, 학부모 교육, 초등학교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 구조적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육 출발선의 불평등이었습니다.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도시와 농촌, 일반가정과 다문화·저소득가정 아동 간의 교육 격차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이 시행되었지만, 이를 현장에 안착시키고 초등교육과 실질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정책적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국·공·사립의 상생발전과 유·보통합으로 유아교육 분야의 국가책임 강화"를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산과 실행 계획이 뒷받침된 국가 차원의 공식 약속입니다.
3대 목표와 누리과정의 완벽한 만남
제3차 기본계획의 3대 목표는 누리과정의 다섯 가지 영역과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목표 1: 모든 유아에게 격차 없는 출발선 보장
이 목표는 누리과정 사회관계 영역의 핵심 가치인 '더불어 생활하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사회관계 영역은 유아가 자신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생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3차 계획은 이를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제시합니다.
3~5세 단계적 무상교육·보육 추진: 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유아가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2022년 시범사업에서 학부모 만족도가 5점 만점에 평균 3.84~4.21점으로 높게 나타난 것처럼, 국가 지원이 확대되면 학부모의 부담은 줄고 교육의 질은 높아집니다.
특수아·다문화가정 아동 지원 강화: 2022년 이음교육 시범사업에서 특수아와 다문화가정 아동에게도 긍정적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제3차 계획은 이를 제도화하여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유초연계교육의 혜택을 받도록 합니다.
목표 2: 자율성 강화를 통한 맞춤형 교육 제공
이는 누리과정 예술경험 영역과 자연탐구 영역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은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성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영역 내용을 축소하고 평가를 간략화하여 교사가 유아의 흥미와 발달에 맞춰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재구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김창복, 이신영, 2020).
제3차 계획은 이러한 자율성을 지원하기 위해 교사 역량 강화 연수를 확대합니다. 유초연계 교사 연수가 체계화되어, 교사들이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의 연속성을 이해하고 이를 현장에서 창의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목표 3: 지능형 나이스 안착을 통한 교육행정의 투명성 제고
누리과정 의사소통 영역은 유아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교육행정의 투명성은 학부모와 교사 간, 유치원과 초등학교 간 원활한 소통의 기반이 됩니다. 지능형 나이스를 통해 유아의 발달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초등학교로 안전하게 전달되면 유초연계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유초연계 강화: 정책의 핵심 중의 핵심
제3차 기본계획의 4대 정책과제 중 **"교육과정 및 방과후 과정 내실화"**에 유초연계가 명시되었습니다. 이는 유초연계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정책의 필수 과제임을 의미합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안정적 정착
2020년 3월부터 시행된 2019 개정 누리과정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누리과정의 성격과 추구하는 인간상'을 신설하여 초·중등 교육과정과 유사한 구성 체계를 갖추었고, 교사 자율성 보장, 학습자 중심 교육 강조는 초등교육과정의 방향과 일치합니다.
제3차 계획은 이러한 누리과정이 현장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사 연수, 교육자료 개발, 우수사례 확산을 지원합니다. 2017년 연구에서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한 부분이 교사지도서와 활동자료 부족이었는데(조혜진, 김수연, 2017), 이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협력 네트워크 구축
2022년 이음교육 시범사업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활동은 **교육과정 연계수업(43.4%)**과 **공동행사 개최(53.8%)**였습니다. 제3차 계획은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지역별 유초연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시도교육청별로 유초연계 거점기관을 지정하고, 이곳에서 우수사례를 개발·확산합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사가 정기적으로 만나 협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시간을 보장하고, 대체교사 지원 등 현실적인 지원책도 마련합니다.
놀이 중심 교육과정 내실화
2019 개정 누리과정의 핵심은 **"유아·놀이 중심"**입니다. 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수학습에서의 놀이 활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호주의 Sue Dockett과 Bob Perry 교수의 20년 종단연구도 성공적 전이를 위해 **비학업적 기술(공감, 자기조절, 사회적 기술)**이 학업적 준비도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3차 계획은 놀이를 통해 배우는 유치원 교육이 초등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초등 저학년 교육과정에서의 놀이 활용을 확대합니다. 이는 유초 간 문화적 격차를 줄이고, 유아가 초등학교를 낯선 곳이 아닌 연장선상의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돕습니다.
유보통합과 함께 가는 유초연계
제3차 계획의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유보통합 추진과 유초연계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0세부터 초등까지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교육·보육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입니다.
2022년 인천시 숲활동 중심 유·보·초 연계 프로그램 사례는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만 2세부터 초등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한 통합 연계 모델에서,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가 숲활동을 매개로 성공적으로 협력했습니다(문무경, 강규돈, 2022).
제3차 계획은 이런 모델을 제도화하기 위해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기준 마련, 0-5세 누리과정 확대 연구, 통합 교사 자격 및 양성체계 구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합니다. 2027년이 되면 부모는 더 이상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는 연령에 관계없이 일관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7년까지의 구체적 로드맵
제3차 계획은 5년을 세 단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추진됩니다.
1단계(2023-2024): 기반 조성기
- 2019 개정 누리과정 현장 안착 지원
- 이음교육 시범사업 결과 분석 및 확산
- 유초연계 교사 연수 프로그램 체계화
- 유보통합 기본계획 수립
2단계(2025-2026): 확산 및 정착기
- 유초연계 거점기관 전국 확대
- 늘봄학교 초등 2학년까지 확대(2025년 현재 진행 중)
- 유보통합 시범 지역 운영
- 지능형 나이스 본격 운영
3단계(2027): 안착 및 평가기
- 전국적 유초연계 네트워크 완성
- 유보통합 1차 완성
- 정책 효과 종합 평가 및 차기 계획 수립
2025년 교육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현재 우리는 2단계 초입에 있습니다. 늘봄학교가 초등 2학년까지 확대되고, 유초연계 기반이 강화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정책은 위에서 내려오지만, 실천은 현장에서 이루어집니다. 부모와 교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합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첫째, 유초연계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세요. 초등학교 준비가 한글과 수학 선행학습이 아니라, 사회관계 능력과 기본생활습관임을 기억하세요. 2022년 시범사업에서 학부모 만족도가 높았던 이유는 이러한 본질적 교육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유치원의 유초연계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세요. 학부모 연수, 초등학교 방문 행사, 학부모 동아리 등에 참여하며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부모들과 정보를 나누세요.
셋째, 자녀의 감정에 귀 기울이세요. 2018년 양지애, 이정욱 교수의 연구는 유초연계교육의 핵심을 **"유아의 감정에 공감하는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 정의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대해 느끼는 기대와 불안을 함께 나누고, 긍정적인 전이 경험이 되도록 도와주세요.
교사(유치원)가 할 수 있는 일:
첫째, 유초연계 연수에 적극 참여하세요. 제3차 계획은 교사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초등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연계 방법을 배우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둘째, 초등학교 교사와 정기적으로 소통하세요. 최소 월 1회 협의회를 열고, 서로의 교육과정을 이해하며,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하세요. 2022년 시범사업에서 교원 간 협력이 가장 큰 성과로 꼽혔습니다.
셋째,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활용하세요. 제3차 계획에 따라 다양한 지원 사업과 자료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교육청과 육아종합지원센터의 공지를 확인하고, 활용 가능한 자원을 적극 활용하세요.
국제적 흐름과 한국의 위치
한국의 유초연계 정책은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2022년부터 19개 지자체에서 3년간 유보초 가교 프로그램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영국, 핀란드,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들은 이미 국가 차원의 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김호, 장혜진, 2022).
해외 사례의 공통점은 구조적 조건이 잘 갖추어진 상태에서 연계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입니다. 제3차 계획은 이를 벤치마킹하여 법적 근거, 예산 지원,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합니다. 2027년이 되면 한국도 선진국 수준의 유초연계 체계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마치며: 정책이 만드는 아이들의 미래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은 단순한 문서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디서 태어나든, 어떤 가정 배경을 가지든, 공평한 출발선에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입니다.
2027년, 만 5세 유아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유치원에서 배운 놀이 중심 배움이 초등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유치원 선생님과 초등학교 선생님이 긴밀히 협력하여 아이의 발달 정보를 공유하고, 개별 맞춤형 지도를 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입학을 걱정하는 대신 기대하며, 아이는 자신감과 즐거움으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이 그리는 2027년의 모습입니다. 정책은 이미 시작되었고, 변화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 모든 아이의 성공적인 학교 전이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참고문헌
- 교육부(2023). 제3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2023-2027).
- 문무경, 강규돈(2022). 유·초 연계교육 운영 모델 개발 연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 2022-09.
- 김창복, 이신영(2020). 2019 개정 누리과정의 주요 개정 내용과 초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 고찰. 한국초등교육, 31(1), 245-265.
- 김호, 장혜진(2022). 해외 유·보 및 유·초 연계의 방향과 지원 사례 분석을 통한 이음교육 시사점 탐색. 경인교육대학교 교육연구원 교육논총, 42(4), 245-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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