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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 극복하기 - 엄마 없이도 괜찮아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엄마, 학교 가기 싫어요.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소아 분리불안 환자는 매년 400여 명씩 꾸준히 발생하며,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가장 많이 증가합니다.
분리불안은 7-8세 시기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초등학교 입학 시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오늘은 우리 아이가 엄마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분리불안이란 무엇일까요
분리불안은 애착 대상(주로 엄마)과 떨어지는 것을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증상입니다. 어느 정도의 분리불안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며, 대부분 만 3세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에 따르면, 분리불안장애는 12세 미만 아동에서 가장 흔한 불안장애 중 하나이며, 방치할 경우 사춘기에 우울증이나 대인공포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불안 신호 파악하기
아이의 분리불안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보인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가장 흔한 신체 증상은 복통과 두통입니다. "배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라며 등교를 거부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거나 엄마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증상이 사라집니다. 이는 꾀병이 아니라 실제로 불안 때문에 느끼는 고통입니다.
그 외에도 식욕 부진, 잠을 잘 자지 못함, 화장실을 자주 가는 모습, 엄마가 사고를 당하거나 자신에게 나쁜 일이 생기는 내용의 악몽을 자주 꾸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엄마를 따라 화장실까지 가려 하거나, 혼자 집에 있지 못하고, 잘 때도 엄마가 옆에 있어야 안심합니다.
전화로 엄마의 존재를 자꾸 확인하려 하거나, 나가려는 엄마를 막아서는 행동도 분리불안의 신호입니다. 이런 증상들은 학교에서 돌아오거나 주말에는 상당히 줄어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단계적 분리 연습 - 순차적 등교연습
전문가들이 가장 권장하는 방법은 '순차적 등교연습'입니다. 갑자기 아이를 떼어놓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거리를 점차 줄여가는 것입니다.
첫째 주에는 교실 자리까지 함께 갑니다. 엄마가 아이 옆에서 가방을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고, 선생님께 인사한 후 헤어집니다. 둘째 주에는 교실 문 앞까지만 함께 갑니다. 아이 스스로 교실 안으로 들어가도록 격려합니다.
셋째 주에는 복도 입구까지, 넷째 주에는 건물 입구까지 함께 가는 식으로 거리를 조금씩 늘립니다. 이렇게 4주 정도의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연습하면, 아이는 엄마와 떨어져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우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엄마는 3시에 정문 앞에서 기다릴게"라고 약속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약속을 어기면 아이의 불안은 더욱 커집니다.
부모의 물건 활용하기
부모를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엄마 아빠의 사진, 가족 사진,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작은 담요 조각 등을 가방에 넣어주세요. 불안할 때 꺼내 보면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목소리를 들어야만 안심하는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주고 정말 불안하면 전화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전화 횟수를 정하고, 적절한 상황에서만 전화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아침 쉬는 시간에 한 번, 점심시간에 한 번만"처럼 구체적으로 약속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의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분리불안의 원인 중 하나는 부모의 불안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공황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부모의 자녀에게서 분리불안장애가 더 많이 나타납니다. 엄마 자신이 아이와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하면, 그 불안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됩니다.
따라서 엄마가 먼저 아이를 믿고 의연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엄마 없어도 잘할 수 있지?"같은 이별을 암시하는 말은 오히려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니 피하세요. 대신 "학교 갔다가 3시에 만나자. 엄마는 정문에서 기다릴게"처럼 구체적이고 확실한 약속을 해주세요.
아이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집을 나가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아이의 신뢰를 잃고 불안만 키우는 행동입니다. 항상 "엄마는 회사 갔다가 저녁에 돌아올게"라고 미리 알려주고 헤어지세요.
과잉보호를 피하고 자율성을 키우세요
분리불안이 있는 아이의 부모는 대개 과잉보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부모가 대신 해주는 양육 태도는 아이를 더욱 의존적으로 만듭니다.
옷 입기, 가방 정리하기, 신발 신기 같은 일상적인 일들을 아이 스스로 하도록 격려하세요. 처음에는 서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이런 작은 성공 경험들이 쌓이면 아이는 "나도 혼자서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언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대부분의 분리불안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개선됩니다. 하지만 증상이 1-2주가 지나도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등교를 완전히 거부하거나, 신체 증상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에는 빨리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놀이치료, 인지행동치료, 가족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으며, 분리불안은 치료 효과가 높은 편입니다.
마치며
분리불안은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단계적 분리 연습, 부모의 물건 활용, 의연한 부모의 태도, 이 세 가지만 잘 실천해도 아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너는 잘할 수 있어.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하세요.
엄마 없이도 괜찮다는 것을, 헤어져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경험으로 배우게 된다면, 우리 아이는 더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입니다.